2011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은 요트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프랑스 귀족 필립과 그의 간병인이 된 세네갈 이민자 출신의 청년 드리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프랑스에서 1,9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고, 전 세계적으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가장 유쾌하고 감동적인 실화 영화'로 손꼽히게 되었습니다. 상위 1%의 부유한 삶을 살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남자와, 하위 1%의 삶을 살지만 에너지와 유머가 넘치는 남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진정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편견과 계층을 넘어선 인간적인 교감의 힘을 보여주는 이 영화가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과 위로를 주는지 그 매력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엇갈린 운명, 특별한 만남의 시작: 줄거리
파리의 최고급 저택에 사는 필립(프랑수아 클루제 분)은 명석한 두뇌와 엄청난 재산을 가졌지만, 척수 손상으로 목 아래로는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전신 마비 환자입니다. 그의 일상은 답답하고 외로우며, 끊임없이 자신을 돌봐줄 간병인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필립은 그동안 수많은 간병인들을 고용해왔지만, 그 누구에게서도 진심이나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간병인들은 동정적인 시선으로 필립을 대하거나 딱딱한 매뉴얼대로만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필립은 새로운 간병인을 고용하기 위해 여러 후보자들을 인터뷰합니다. 면접 자리에 온 사람들 중에는 깐깐한 간호사 자격증 소지자부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까지 다양했지만, 필립은 그들에게서 특별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때, 마지막 후보자로 드리스(오마르 시 분)가 나타납니다. 드리스는 가난한 세네갈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막 출소한 전과자에 변변한 직업도 없습니다. 그는 사실 간병인 일에 전혀 관심이 없고, 실업 수당을 받기 위해 면접 참석 확인서에 필립의 사인을 받으러 온 것입니다. 무례하고 솔직하다 못해 막무가내인 드리스의 태도는 다른 후보자들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드리스의 겉모습과 태도는 일반적인 간병인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필립은 드리스의 꾸밈없고 솔직한 모습, 그리고 자신을 환자로 대하지 않고 '동정 없이'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하는 모습에 매료됩니다. 다른 간병인들이 조심스럽게 자신을 다루는 것과 달리, 드리스는 거침없이 필립을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기고, 그의 몸을 씻기고, 면도를 해줍니다. 드리스는 필립의 장애를 애써 외면하거나 과하게 배려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합니다. 필립은 이러한 드리스의 태도에서 신선함과 해방감을 느낍니다. 결국 필립은 주변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드리스를 24시간 간병인으로 채용합니다.
최고급 저택에 입성한 드리스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상류층의 삶을 경험하게 됩니다. 클래식 음악, 고급 와인, 현대 미술 등 필립의 세계는 드리스에게 낯설고 흥미롭습니다. 드리스는 필립의 딱딱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합니다. 흑인 음악, 춤, 거리의 유머 등으로 저택의 분위기를 바꾸고, 필립에게 새로운 경험들을 선사합니다. 클래식 음악만 듣던 필립에게 흑인 음악을 들려주고, 휠체어를 탄 채로 춤을 추게 합니다.
드리스의 유쾌하고 거침없는 성격은 필립의 억눌렸던 감정을 해방시켜줍니다. 필립은 드리스와 함께 외출하고, 드리스의 장난에 웃음을 되찾습니다. 드리스는 필립이 간병인들에게 받던 동정적인 시선을 거두게 하고, 그가 다시 한 인간으로서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어, 간병인 면접을 보는 여성 후보자들에게 필립이 장난을 치도록 유도하는 등 필립의 숨겨진 유머 감각을 끌어냅니다.
동시에 필립은 드리스에게 안정과 새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드리스는 필립의 저택에서 일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그림 그리기라는 새로운 취미를 발견하며 예술적인 재능을 키웁니다. 필립은 드리스에게 사회생활에 필요한 조언을 해주고, 그의 가족 문제(드리스의 어린 동생이 갱단에 빠지는 문제)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두 사람은 서로의 세계를 공유하고 이해하면서 깊은 우정을 쌓아갑니다. 드리스는 필립의 몸이 불편하다는 사실을 잊을 만큼 자연스럽게 대하고, 필립은 드리스의 과거를 문제 삼지 않고 그의 가능성을 믿어줍니다.
하지만 드리스의 자유분방한 행동과 과거 문제 때문에 필립의 가족과 직원들은 그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해고하려 합니다. 드리스 역시 자신의 과거 문제와 가족 문제 때문에 잠시 필립 곁을 떠나야 할 상황에 놓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립과 드리스의 우정은 더욱 단단해집니다.
영화의 후반부, 드리스는 필립이 오랫동안 펜팔로만 소통해온 여인에게 용기 내어 데이트 신청을 하도록 격려합니다. 필립은 자신의 장애 때문에 만남을 주저했지만, 드리스의 도움으로 마침내 용기를 냅니다. 드리스는 필립이 그 여인과 만날 수 있도록 준비를 돕고, 필립을 좋은 레스토랑으로 데려다줍니다. 그리고 자신은 필립 곁을 떠나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섭니다.
드리스가 떠난 후, 필립은 다시 예전처럼 답답하고 외로운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 보입니다. 새로 온 간병인들은 예전처럼 필립을 동정하고 딱딱하게 대하며, 필립은 다시 웃음을 잃어갑니다. 결국 필립은 드리스에게 연락하여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하고, 드리스는 필립을 위해 새로운 간병인을 구해 데리고 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드리스가 필립을 위해 데려온 새로운 간병인이 필립을 휠체어에 앉히고 함께 외출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필립의 얼굴에는 드리스를 만난 후 다시 찾게 된 미소가 번져 있습니다. 영화는 필립과 그의 실제 간병인이었던 압델 셀루의 실제 사진과 함께 마무리되며, 그들의 우정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깁니다.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낸 배우들: 주요 출연배우
"언터처블: 1%의 우정"의 놀라운 성공 뒤에는 두 주연 배우의 탁월한 연기와 그들이 만들어낸 완벽한 연기 앙상블이 있었습니다. 프랑수아 클루제와 오마르 시는 각자의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 프랑수아 클루제 (필립 역): 요트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부유한 귀족 필립 역을 맡았습니다. 프랑수아 클루제는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도 오직 표정, 눈빛, 그리고 목소리만으로 필립이 느끼는 좌절감, 외로움, 답답함, 그리고 드리스를 만나면서 되찾게 되는 기쁨과 유머 감각 등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그의 절제되면서도 깊이 있는 연기는 필립이라는 캐릭터의 내면을 고스란히 전달하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 오마르 시 (드리스 역): 막 출소한 전과자이자 유쾌하고 솔직한 성격의 간병인 드리스 역을 맡아 폭발적인 에너지와 매력을 선보였습니다. 오마르 시는 드리스의 자유분방함, 유머 감각, 때로는 거침없지만 순수한 마음, 그리고 필립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과정을 생동감 넘치게 연기했습니다. 그의 미소와 춤은 영화의 활력소가 되었으며, 프랑스 세자르 영화제에서 비유럽계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습니다.
- 앤 르 니 (이본 역): 필립의 비서로, 처음에는 드리스를 못마땅하게 여기지만 점차 그의 진심을 알아가는 인물입니다. 필립과 드리스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고 필립을 걱정하는 모습을 통해 조력자 역할을 합니다.
- 오드리 플뢰로 (마갈리 역): 필립의 여성 직원 중 한 명으로, 드리스와 썸을 타는 듯한 관계를 통해 유머를 더합니다.
프랑수아 클루제와 오마르 시는 스크린 위에서 놀라운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며 필립과 드리스의 우정을 현실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려냈습니다. 두 배우의 연기 호흡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며, 캐릭터 간의 대비를 통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의 아름다움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편견을 넘어선 인간적인 교감: 관전 포인트
"언터처블: 1%의 우정"은 유머와 감동, 그리고 사회적인 메시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감상할 때 집중하면 좋을 관전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신분과 편견을 넘어선 우정: 프랑스 사회의 극명한 계층 차이(상위 1%와 하위 1%)와 인종적 편견이라는 배경 속에서 두 남자가 순수한 인간적인 매력으로 서로에게 다가가고 진정한 친구가 되는 과정이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필립은 드리스의 전과나 배경을 문제 삼지 않고 그의 솔직함과 생명력을 보고, 드리스는 필립의 부와 지위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외로움과 유머 감각을 발견합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비로소 깊은 관계가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유머의 힘과 삶의 긍정: 영화는 필립의 심각한 장애라는 소재를 다루지만, 시종일관 밝고 유쾌한 분위기를 잃지 않습니다. 특히 드리스의 거침없고 솔직한 유머는 필립과 관객 모두에게 웃음과 해방감을 선사합니다. 장애나 역경 앞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삶의 긍정적인 면을 찾아나서는 인물들의 모습은 힘든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도록 격려합니다. 유머가 어떻게 삶의 고통을 이겨내는 힘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 서로에게 배우고 성장하는 관계: 필립은 드리스를 통해 억눌렸던 감정을 표현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으며, 드리스는 필립을 통해 안정적인 삶을 경험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며 성장합니다.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이들의 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를 넘어선 진정한 상호작용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둘은 서로에게 최고의 '치료제'이자 '성장 동력'이 되어줍니다.
- 진솔함과 동정 없는 시선: 드리스는 필립을 불쌍하게 여기거나 과도하게 조심스럽게 대하지 않습니다. 그의 솔직하고 가끔은 무례해 보이는 태도가 오히려 필립에게는 진심으로 다가옵니다. 이는 동정이나 연민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한 인간을 존중하는 것이 관계의 시작임을 암시합니다. 필립 또한 드리스의 과거에 대해 훈계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그의 현재 모습을 보고 판단합니다.
- 실화가 주는 깊은 울림: 이 모든 이야기가 실제로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일이라는 사실은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킵니다. 영화가 끝난 후 실제 필립과 압델 셀루의 모습이 보여질 때, 스크린 속 이야기가 현실이었음을 깨닫고 더욱 진한 여운을 느끼게 됩니다. 현실 속에서도 이러한 기적 같은 우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관객들에게 희망을 줍니다.
-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과 필립의 럭셔리한 저택, 그리고 드리스의 활기 넘치는 동네 모습은 영화의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합니다. 루도비코 에이나우디가 작곡한 잔잔하고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은 영화의 감성적인 분위기를 완성하며, 드리스의 흑인 음악은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언터처블: 1%의 우정"은 장애, 계층, 인종 등 수많은 편견의 벽 앞에서 인간적인 교감과 진정한 우정이 가진 위대한 힘을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갈 때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 영화를 통해 따뜻한 웃음과 깊은 울림을 동시에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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